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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03-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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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기준제 시행은 일단 합격 평가 속 양형인자 조사 싸고 대립 여전
양형기준제 시행은 일단 합격 평가 속 양형인자 조사 싸고 대립 여전
법원 '양형조사관' 대신 전문가 대폭 위촉 '양형조사위원' 제시에
검찰 "재판 객관성 해칠 우려있고 판사 권한집중만 초래" 반대


지난해 7월 사상 첫 양형기준제 시행 이후 살인·성범죄 등 강력범죄와 뇌물죄 등 부패범죄의 평균형량이 이전보다 대폭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사범죄간 형량편차가 줄어들고 판사들의 양형기준 준수율도 90%에 이른 것으로 조사돼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이와함께 양형기준을 적용한 과정이 드러날 수 있도록 양형이유를 상세하게 기록하는 등 판결문 작성방식에도 긍정적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개별 피고인에 대한 양형인자 조사방식문제는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법원행정처가 지난해 도입을 추진했던 양형조사관제도를 최근 양형조사위원제도로 수정해 대안을 제시했지만, 법무부와 검찰은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며 ‘수용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 양형기준 시행이후 강력·부패범죄 형량 상향= 법원행정처(처장 박일환 대법관)가 지난해 7월~12월까지 선고된 2,920개 양형기준 적용대상 사건의 평균형량을 전수조사해 지난 26일 발표한 양형기준시행 전후 형량비교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 모든 영역에서 양형기준 시행이전인 2008년에 비해 평균형량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간죄의 경우 가중영역에 해당하는 사건의 평균형량이 양형기준 시행이전 4.42년에서 7.31년으로 65.4% 상승해 3년 가까이 무거운 형이 선고됐으며, 하위형량인 감경영역에 해당하는 사건도 시행이전 2.39년에서 3.20년으로 0.81년(33.9%) 높아졌다. 중간점인 기본영역의 평균형량도 시행이전 2.38년에서 3.54년으로 1.16년(48.7%) 증가했다.

강제추행죄에 대한 선고형량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1.53년에 불과했던 가중영역 해당사건의 평균형량이 무려 176.5%나 증가한 4.23년이나 됐다.강간상해도 가중영역에 해당하는 사건의 경우 2.90년에서 7.71년으로 5년 가량(164.9%) 선고형량이 높아졌다. 특히 양형기준 시행이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성범죄 4건의 경우 모두 무기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살인죄도 가중영역 해당사건의 평균형량이 12.25년에서 13.27년으로 1년 이상(8.3%) 높아졌다. 부패범죄인 뇌물수수죄의 선고형량도 증가했다. 제1유형인 1,000만원 미만의 금품수수의 경우 0.56년에서 0.73년으로, 제3유형인 3,000만~5,000만원 미만의 금품수수의 경우 1년에서 2.25년으로 각각 상승해 수뢰액이 커질수록 선고형량 상승추세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판사 양형기준 준수율 89.7%, 형량편차도 감소 ‘합격점’= 일선판사들의 양형기준 준수율이 90%에 육박(법률신문 2010년 2월8일자 1면 참조)하고, 동일범죄 유형간 형량편차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양형기준 시행 이후 특히 뇌물수수죄의 경우 거의 모든 유형과 영역에서 선고형량의 표준편차 값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같은 유형과 영역에 속하는 사건들 사이의 형량편차가 해소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양형기준 시행후 권고형의 범위내에서 선고된 판결비율은 89.7%에 달했다. “제정된 양형기준 자체의 형량범위가 너무 넓어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것일 뿐”이라는 검찰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 양형기준 준수율이 59.4%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판결문의 형식도 변하고 있다. 재판장들이 양형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양형이유에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선고된 1,076건을 분석한 결과 92.4%에 해당하는 994건에 이러한 내용들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양형조사제도’ 두고는 여전히 법-검 갈등= 하지만, 이같은 양형판단의 기준이 되는 개별 피고인의 양형인자에 대한 조사방식을 둘러싼 법원-검찰간 논쟁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2월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등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법원에 양형조사관 직제를 신설, 법원조사관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양형조사제도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법무·검찰은 물론 대한변협 등 변호사단체의 거센 반발(법률신문 2009년4월21·26일자 1·16면 참조, 같은해 8월13일자 4면 참조)에 부닥쳤다. 법원행정처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최근 양형조사주체를 양형조사관에서 양형자료조사 담당 전문심리위원인 ‘양형조사위원’으로 대체하고, 위원의 범위도 기존 법원조사관에서 변호사와 가사조사관, 보호관찰관 등 관련 전문가를 폭넓게 위촉할 수 있도록 대폭 확대하는 대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법무부와 검찰은 ‘그 나물에 그밥’이라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고낭비는 물론 재판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판사의 권한집중만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89년 이후 지난해까지 20년간 모두 4만9,629건의 판결전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보호관찰관의 의견개진과 법관의 판결결과 합치율이 시설내처우(징역형 등)는 59.7%, 사회내처우(집행유예 등)는 76.8%에 이르고 있다”며 “또 1년에 두차례씩 법원과 보호관찰협의회를 개최해 개선점을 논의하는 등 긴밀한 업무협조를 해왔음에도 이같은 숙련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보호관찰관들을 외면하고 새로운 제도를 창설하는 것은 막대한 추가 예산소요는 물론 국가조직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으며,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입법례“라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법원 소속 조사위원이 판결전 판사의 지시에 따라 비공개로 조사한 결과가 서면으로 제출되면 법관의 유무죄 심증형성에도 사실상 영향을 줄 수 있어 법원이 강조하는 공판중심주의는 물론 당사자주의에도 배치된다”며 “법원이 일반직 인사적체 해소 등 다른 문제로 인해 형사사법체계와 국가조직의 효율적 운용마저 무시한 제도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형사사건이 유·무죄 보다 선처를 읍소하는 양형재판인데다, 변호인이 양형변론을 위해 정상증인을 신청해도 대부분 기각되는 현실에서 판사가 실시한 조사에 문제를 제기할 변호인들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라며 “이는 결국 변호인의 변론권까지 잠식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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