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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7-2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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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사 상대 '화풀이 소송' 남발에 골머리
법원, 판사 상대 '화풀이 소송' 남발에 골머리
"내 말 안들어 줘 패소했다"… 상습적으로 소장 제출
한 사람이 연초부터 7월초까지 최고 299건 제기도
송달료 등으로 국민의 세금만 낭비… 대책마련 절실


일부 민원인들이 판사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내는 이른바 ‘묻지마 소송’으로 법원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들 소송들은 대부분 패소하고 있지만 수백건에 이르는 소송에 들어가는 송달료 등으로 아까운 국민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B판사와 C씨의 끈질긴 인연= B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C씨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렸다. C씨가 법원실무관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실무관의 상사인 계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C씨는 “증인신청을 받아주지 않아 패소했다”며 이번에는 B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B판사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다른 법원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C씨를 피할 수는 없었다. C씨가 낸 또다른 소송이 자신의 방에 배당됐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C씨와의 악연에 혀를 내두르며 재배당을 요구했다.

◇ 수석부장님도 피고?= 어느 법원에서는 차마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수석부장부터 항소부 부장 2명까지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계기는 따로 있었다. K씨가 제기한 소송을 진행 중이던 민사항소부의 H판사는 어느날 다른 재판부 판사로부터 “사건을 대신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K씨가 자기 재판부의 부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는 이유에서였다. H판사는 “그러마”하고 사무실로 돌아왔지만 곧 자신의 재판부의 부장판사도 K씨로부터 소송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수석부장에게 “사건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석부장마저 K씨가 제기한 소송에 휘말려 있었다. K씨의 사건을 맡을 판사가 없어 이들은 결국 각자 자신의 재판부에 들어온 K씨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 판사 상대소송 매년 꾸준히 접수돼= 법원행정처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판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2007년 24건이 접수돼 처리됐으며 2008년 25건, 2009년 6월말까지 16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원고승소 판결을 받은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전부 청구기각 또는 각하된 상태다.

대부분의 청구인들이 단순히 판사가 증인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거나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았다, 자신이 패소한 것은 판사 탓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피고가 된 법관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길 것이 뻔한 소송이더라도 막상 소송당사자가 돼 버리면 재판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소송에서 누군가 승소했다면 반드시 패소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단순히 패소한 것이 억울하다는 이유로 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로 인정해줘야 할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악의를 품고 상습·반복적으로 소장제출을 남발하는 민원인도 발생하고 있어 제도적 장치마련 등이 시급하다.

◇ 한 사람이 299건 소송제기= 50대 황모씨는 올해 초부터 이번달까지 총 299건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상도 다양했다. 법원행정처장과 대법관, 서울고법 민사부, 일선 검사와 경찰, 각국 대사관까지 적게는 1억에서 많게는 1,000조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황씨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상대로도 각각 9,000조, 3,000조의 손해배상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황씨가 제기한 소에 들어가는 송달료가 대부분 국가부담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입장에서는 황씨의 소송이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황씨가 기재한 수천조에 달하는 소가를 보정하라는 인지보정명령서를 등기로 일일이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 들어가는 송달료는 3,020원이다. 또 인지보정명령을 따르지 않아 소가 각하됐을 때 다시 소장각하명령서를 등기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3,020원이 추가로 들어가고 있다. 299건에 달하는 사건에 대한 서류를 송달하기 위해 법원이 국가대납으로 지급한 돈은 현재까지 80만원이 넘는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전체 사건을 하나로 병합해 처리하면 국고낭비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황씨의 사건을 병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법원행정처는 이 같은 상습·반복적인 악성 소제기에 대한 구체적 사건 처리지침을 조만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인하 기자 acha@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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